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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의 즐거움에서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시간 관계상 불가피하게 얘기하지 못한 부분들이 조금 있었습니다. 인터뷰를 위해 준비했던 대본(?) 전문을 올려봅니다.
A. 본인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수학의 즐거움에서 수학 공부 중인 강성훈이라고 합니다. 현재 원격대학에서 공학분야 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학위는 학사, 석사, 박사 모두 기계공학으로 받았고, 대학원 연구 분야는 메카트로닉스, 좀 더 specific하게는 초정밀 시스템 설계였습니다. Application은 biomedical imaging 쪽이었습니다.
졸업 후에는 회사 몇 년 다니다가 큰 기계의 부품처럼 일하는 게 싫어서, 그리고 교육에 뜻이 있어서 때려치고, 이후 포닥, 중견기업 등 유랑생활을 좀 하다가 지금은 어느 정도 정착해 있습니다.
현재 연구분야는 초정밀 시스템 설계(precision system design), 그 중에서도 compliant mechanism인데요. 이 분야가 이제 별로 새로울 것이 없어서, 새로운 재밌는 연구주제를 찾아보려고 이것저것 기웃거리는 중입니다.
B. 수학의 즐거움 채널의 멤버십 회원 소개에 나오고 싶으셨던 마음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간단히 말하자면 "이런 사람도 있다"라는 것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수학을 공부하는 이유, 공부하는 방법, 수학에 대한 생각이 사람마다 다를텐데, 그것을 기록을 남기고 서로 나누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 가지 더 있다면, 대학교 이후 저의 인생은 정말 좌절과 실패의 연속이었거든요. 공학 분야에서 연구자 커리어를 이어가고 싶은 누군가가 있는데 제가 겪었던 것과 비슷한 고민과 어려움을 가졌다면, 좀 건방지지만 혹시라도, 아주 약간이라도 제가 도움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해서 나온 면도 있습니다.
C. 본인에게 수학이 왜 요긴한지 문외한이 알아들을 수 있도록 설명해주세요.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모든 것을 모델로 생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요긴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오래 해왔던 일인 초정밀 시스템 설계 과정에 대해서 간단히 말씀드리면 개념설계(스케치) - 구체설계(모델구성) - 모델검증 - 최적화 - 실험의 과정을 거칩니다. 이 과정 하나하나가 당연히 다 중요하지만, 저는 그 중에서 특히 모델 구성과 검증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여기에 수학이 쓰입니다. 아주 단순화시켜서 말하자면 기계를 인풋과 아웃풋이 있는 함수처럼 모델링 하는 겁니다. 몇몇 설계 파라미터를 바꾸면 이 기계의 특성이 어떻게 바뀌는지를 모델로 만드는 거죠. 보통은 아주 정확하게 하려면 유한요소해석, FEM을 써야 하는데, 파라미터 하나 바꿀 때마다 해석을 돌리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거든요. 각 파라미터가 성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을 해야 하는데, 그게 너무 지루한 작업이 됩니다. 최적화는 더할 거고요. 근데 내가 어떤 기계장치를 수학적으로 잘 맞는 모델로 만들었다면, 파라미터 민감도나 최적화를 훨씬 빨리 할 수 있겠죠.
물론 모든 분야가 이게 잘 되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해온 compliant mechanism의 경우에는 다행히 이게 잘 맞습니다. 그래서 제가 만든 모델이 실제로 FEM과 잘 맞는지 검증을 하는데, 저는 보통 오차 5% 이내이면 잘 맞다고 보고 진행합니다. 그런데 다른 분야, 예를 들어 열유동 같은 경우는 수 십%, 심지어는 그냥 order만 맞아도 어느 정도 맞는 걸로 보는 분야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느 분야가 됐건 비슷하게라도 가는 모델을 만드는 게 중요한 때가 많은데요. 이런 면에서 수학이 요긴하다고 생각을 하고요.
어떤 현상을 모델로 바꾸는 게 이공학에만 적용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경제학도 잘 맞는 모델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알고 있고요. 어떤 면에서는 철학도 모델을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게 세상을 설명할 수 있는 모델일 수도 있고, 인간을 설명할 수 있는 모델일 수도 있고, 인간의 사고를 설명할 수 있는 모델일 수도 있겠죠. 그런 관점으로 확장시킬 수 있다는 면에서도 수학이 여러 면에서 요긴하다고 생각합니다.
C-1. 개인의 취향을 넘어서, 실질적으로 어떤 유익함이 있기에 굳이 시간을 들여서 수학을 공부하고 계신지 설명해주세요.
사례를 들어서 설명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우선 저는 공부하고 연구하고 논문 쓰는 게 제 업이자 사회적 역할입니다. 그런데 제가 하고 싶었던, 그리고 현재 하고 싶은 분야는 수학을 알아야 하더라고요. 좀 더 직접적으로 표현하자면, 논문을 읽고 싶었습니다.
제가 박사과정 때 했었고 회사에서 저희 팀에서 했던 아이템이 CT(Computed Tomography)였는데요. CT 시장의 트렌드를 보면 한동안은 image quality에 중점을 두었다면, 언젠가부터 다른 면에 관심을 두기 시작하더라고요. 예를 들자면 artifact 제거, contrast 증가 같은 부분인데 사실 이것들도 image quality 측면으로 볼 수 있기는 합니다. 진짜 흥미로운 주제는 low dose입니다. 쉽게 말해서, 기존에 쓰던 x-ray의 10%만 이용해서 비슷한 quality의 이미지를 얻겠다는 겁니다. Radiation damage 때문인데요. Low dose는 좀 중요해서, 뒤에서 다시 얘기를 드리겠습니다.
어쨌든 이런 트렌드를 보면서 이제 image quality로 승부를 보는 시대는 점점 기울고 있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실제로 학회를 가보면 – 제가 그런 학회만 가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 하드웨어보다는 데이터를 얻는 방법, 프로토콜, 알고리즘 등에 대해서 얘기를 하더라고요. 당연히 수학 논문이거나 수학을 heavy하게 쓰는 논문들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하드웨어보다는 좀 더 본질을 건드려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고요.
그 대표적인 예가 CT 영상 재구성 기법 중 하나인 statistical reconstruction이라는 주제인데요. 이름만 들어도 아시겠지만 통계적인 개념을 사용합니다. 앞에서 low dose를 잠깐 말씀드렸는데, dose를 적게 쓰는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X-ray를 약하게 쏘거나, 영상을 얻는 각도를 제한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흥미로운 연구를 본 적이 있는데, 심장을 찍는 cardiac CT는 항상 motion blur가 문제가 될 수 있거든요. 그런데 제가 봤던 연구는 심장을 아주 제한된 각도의 영상만 찍습니다. 그럼 당연히 획득되는 정보가 굉장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거든요. 그런 제한된 정보로부터 가장 그럴싸한, 가장 probable한 영상을 만들어내는 겁니다. 용어와 표현에서도 아시겠지만 maximum likelihood 개념이 사용됩니다. 그런데 이걸 하고 싶다고 제가 통계부터 공부할 생각을 하니까 너무 막막했던 거죠. 그럼에도 이 분야를 해보고 싶었던 이유는, 쉽게 말해서 노다지로 보였거든요. 발전 가능성이 높아보였다는 뜻입니다. 물론 실제로 해보면 아니었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적어도 찍먹이라도 해보고 싶었던 것 같아요. 그래야 포기해도 후회가 안 남을 것 같아서겠죠.
제가 실제로 했던 아이템도 말씀드리면 좋을 것 같은데요. 제가 회사에 다니면서 주도적으로 했던 일이 x-ray 검출기의 calibration이었습니다. 좀 특수한 검출기라서 calibration도 특수한 방법이 필요했거든요. 저 나름대로 아이디어를 내고 실제로 적용도 해보고 결과도 잘 나오고 했었습니다. 특허까지는 냈는데, 이왕이면 저는 논문을 써보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논문 survey를 해보니까 비슷한 연구들이 있더라고요. 근데 이게 또 수학이 어느 정도 intensive하게 사용이 됩니다. 그때 좀 끈질기게 붙들고 논문까지 썼더라면 좋았을 것 같은데, 아이템 자체가 접히면서 논문도 못 쓰고 흐지부지 됐던 경험이 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좀 많이 아쉽죠.
지금까지는 하고 싶었던 분야에서의 수학이 필요했던 것이고, 요즘 관심갖는 분야도 하나 말씀드리면 좋을 것 같아요. Swarm robotics라는 분야인데요. 간단히 표현하자면, 아주 좁은 영역에 workspace의 overlap의 심한 로봇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데, 이 로봇들이 부딪히지 않고 각자의 타겟 지점으로 이동하게 만드는 겁니다. 수학이 heavy하게 사용이 되고요. 관심은 있는데 수학이 부족해서 논문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제대로 파고들지 못하는 것 같아서 늘 아쉽습니다.
말이 길어졌는데요. 암튼 결론은 수학이 실질적인 이유로 아쉬웠던 경험이 계속 있어왔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사실 지금까지 수학공부를 조금씩 해왔습니다. 그런데 혼자서는 한계가 있더라고요. 동기부여도 잘 되지 않고요. 그러다가 우연히 유튜브에서 기초부터 대학원을 통해 수학의 즐거움을 처음 알게 됐고요. 해석학이 전공수학으로 들어가는 일종의 관문이라고 생각돼서 해석학 영상을 찾고 있었는데, 판서만으로 설명해주는 게 저에게 와닿았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연이수 프로그램을 여신다는 것을 보고 신청을 하게 됐고, 자연스럽게 직문수 영상을 보게 되었습니다. 연이수를 시작한 게 아마 10월이었을 테니 이제 5개월 정도 수학 공부를 해온건데, 수학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공부하는 게 너무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수학의 즐거움이라는 이렇게나 좋은 커뮤니티가 있는데, 다같이 공부할 수 있는 이 좋은 기회를 날릴 수는 없다고 생각해서 지금도 수학 공부를 계속 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기본기가 부족하니 기본기부터 채우되(bottom-up), 실질적으로 하고 싶은 분야에 필요한 수학도 같이 알아보는 (top-down) 중입니다.
D. 본인이 수학을 좋아하고/싫어하고 왜 그렇게 느끼는지 설명해주세요.
여러 측면이 있을 것 같은데요. 저는 세 가지 측면을 얘기해보고 싶습니다.
어릴 때 수학을 좋아했던 이유는, 그냥 심플하게 말해서 문제 푸는 게 재밌었습니다. 특히 어려운 문제를 만났을 때 이 문제를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접근할까, 여러 방향으로의 접근을 골똘히 생각하다 보면 그 과정에서 답에 가까워져 가는 게 느껴지거든요. 비유하자면 어두운 곳에서 손에 들고 있는 몇 가지 도구를 이용해서 미로를 찾는 느낌인데, 그러다가 뭔가 딱 맞는 퍼즐조각을 찾은 것 같은 순간이 옵니다. 그 순간에 느끼는 일종의 카타르시스 때문에 좋아했던 것 같고요. 사실 지금도 수학의 그런 면을 좋아합니다. 어릴 때는 그렇게 문제 푸는 과정이 재밌었다면, 지금은 그 문제가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이걸 어떻게 확장시킬 수 있는지, 다른 수학적 아이디어랑 어떻게 연결시킬 수 있을지 생각해보는 것에도 재미를 느끼는 중입니다.
두 번째 측면은 서른 즈음부터 느끼기 시작한 것인데요. 저에게 좋아하는 수학자 3명을 꼽으라면 저는 오일러, 괴델, 에어디쉬를 꼽는데요. 특히 괴델의 불완전성 원리를 들었을 때의 충격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수학을 잘 모르는 분들이 수학을 완전무결한, 논리적으로 완벽함을 추구하는 학문이라고들 흔히 생각하잖아요. 그걸 다르게 표현하면 어떤 문제 또는 명제는 항상 답이 있어야 하고, 모든 계산과 논리에는 '당연함'으로 도배되어 있다고 많이들 생각할 겁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했고요. 저의 그런 고정관념을 깨트려준 게 괴델의 불완전성 원리였습니다. 그때부터 저에게 생긴 인생철학이 있는데요. "세상에 당연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입니다. 그때부터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모든 것은 다 존재 이유가 있고, 예전 같으면 틀렸다고 생각했을 법한 것을 "그럴 수 있지"라고 생각하게 된 것 같습니다. "그래도 돼", "그렇게 하고 싶으면 그렇게 해"라고 말할 수 있게 되기도 했고요. 예전 같으면 잘잘못을 따졌을 법한 문제를, 잘잘못이 아니라 그냥 다름의 문제라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세 번째 측면은, 최근에 느끼기 시작한 것인데요. 특히 기초부터 대학원 시리즈 스터디를 하면서 많이 느끼는 것입니다. 저는 수학을 세계관의 구축, 세계관의 확장이라고 생각을 하는데요. 예전에 수학을 공부할 때에는, 어떤 공리나 정리, 예를 들면 완비성 공리나 자연수의 성질들, 이런 것들을 보면 "아, 뭐, 그렇겠네"라고 생각했다면, 요즘은 조금 다른 관점으로 보고 있습니다. "왜 그렇게 하는가" 또는 "왜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가"라는 관점인데요. 사실 공리계라는 게 그냥 쉽게 만들어진 게 아닐 거란 말입니다. 비유클리드 기하학이 만들어진 과정도 보면, 5개의 공리에서 시작했는데 평행선 공리를 보면서 “이건 공리가 맞을까? 혹시 정리가 아닐까?”라는 생각에서 만들어진 게 비유클리드 기하학이란 말입니다. 이런 고민을 거듭한 끝에 만들어진 어떤 최소한의 성질들을 우리가 공리라고 부르는 거라면, 공리계가 그렇게 구축될 수밖에 없는 이유, 또는 스토리가 있을 거라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그 스토리를 제가 직접 만들어가는 과정에 요즘 재미를 느끼고 있습니다. 그래서, 좀 건방진 말일 수도 있는데, 작가의 마인드셋이 조금 생기고 있다고 할까? 그런 느낌도 요즘은 조금 있습니다. 사실 연구자는 논문 쓰는 작가니까요.
그리고 이 모든 것의 내적 동기는, 한 단어로 말하자면 향상심인 것 같습니다. 모르는 게 있으면 알고 싶고, 더 많이 배우고 싶고, 그걸 누군가에게 설명해보고 싶고, 그 과정에서 잘못 알고 있는 걸 발견하면 수정하고, 그런 과정 자체를 즐기는 것 같습니다.
E. 수학을 공부해 나가시는데 있어서 어떤 장애물들을 갖고 계신지 설명해주세요.
우선 저는 수학전공이 아니고, 공학도로서 철저하게 수학을 도구로만 사용해왔습니다. 공리계 같은 건 당연히 몰랐고요. 어떤 정리가 있으면 그저 틀릴 리가 없는 진리로 받아들이고 써온 사람인데, 몇달 전부터 수학의 즐거움에서 조금 더 엄밀한 수학을 이제 막 공부하기 시작한 사람임을 먼저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첫번째로, 이제 막 해석학 개론을 공부하기 시작한 입장에서, 어떤 중요한 성질들이 왜 나오는지 와닿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제가 접한 많은 전공서적들은 그런 건 설명을 안 해주더라고요. 첫 페이지부터 갑자기 정의가 빡 하고 나올 때도 있고, 뭔가 익숙한 내용들을 보여주다가 갑자기 "이거 엄청 중요해"라면서 theorem이 갑자기 딱 등장하더라고요. 물론 제가 수학적 사고에 익숙하지 않아서, 또는 머리가 굳어서 그런 것일지는 모르겠는데, 왜 이게 중요한지 설명이 없고 갑자기 훅 들어오니까 읽으면서도 "그래서 이게 왜? 뭐 어쩌라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최근에 위상수학 pdf가 온라인으로 공개된 게 있어서 다운받아서 열었는데 처음부터 위상의 정의부터 빡 하고 나오길래 조용히 닫았습니다. 일단 해석학의 세계부터 어느 정도 익숙해지고 나서 봐야, 왜 이 정의가 중요한지 좀 와닿을 것 같더라고요.
두번째로, 얼마나 엄밀하게 논증해야 하는지 기준 또는 적정선을 정하기 어려울 때가 종종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연수를 우리가 페아노 공리계로 정의를 했어요. 그리고 거기에 well ordering principle와 mathematical induction을 설정을 해두는데, 이게 시간이 한참 지나고 나면 이게 공리였는지 정리였는지 헷갈릴 때가 있습니다. 우리가 자연수의 성질을 이용하는 어떤 정리를 이용할 때, 매번 자연수를 페아노 공리계로 구축한다는 걸 보이지는 않을 거잖아요. 다른 예로, 체의 공리를 이용해서 실수의 여러가지 연산 또는 대소관계를 유도하는데, 실수를 사용할 때마다 이걸 증명하거나, 또 집합론과 관계의 언어로 대소관계를 정의하지는 않을 거란 말입니다. 이런 게 전공수학을 처음 배우는 입장에서 좀 어려운 점 중 하나입니다.
세번째로, 이건 현업 또는 응용연구 사이드에서 수학을 활용하려는 분들이 느낄 만한 부분이라고 생각되는데요. 익숙하지 않은 수학 주제를 활용해야 할 때, top-down으로 가야 할지 bottom-up으로 가야 할지, 아니면 병행을 해야 하는지, 정하기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이공학의 대부분 주제들이 이걸 알려면 저걸 먼저 알아야 하고, 저걸 알려면 다른 걸 먼저 알아야 하고, 이런 면이 분명히 있을텐데요. 수학이 그 중에서 가장 그런 성격이 강하지 않나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자면, 제 박사과정 주제가 Computed Tomography였는데요. 주제 자체는 equipment와 관련된 거였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image reconstruction을 좀 더 공부해보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일종의 개론서라고 나온 걸 봐서는, 전체 흐름은 알겠는데 중간중간 모르겠는 부분이 꽤 많더라고요. 그래서 이걸 알려면 뭘 공부해야 하지? 하면서 더 기초에 기초를 찾아 들어가다 보면 공부할 게 정말 산더미처럼 쌓이는데, 당장 박사졸업을 해야 하는데 그걸 공부하고 있을 시간이 없는 거죠. 그래서 결국은 맛만 보고 접었던 기억이 있는데, 그런 면에서 공부 방법을 잡기 어려운 점이 좀 있었습니다. 앞에서 잠시 말씀드렸던 swarm robotics 분야도 말씀드려보자면, 논문들을 보니 요즘은 이걸 강화학습으로 접근하고 있더라고요. 근데 저는 머신러닝이랑 딥러닝 맛본 정도가 전부거든요. 실제로 활용해본 적은 없고 스터디만 해본 정도인데요. 논문을 이해하려면 어느 정도 배경지식이 필요한데, 그렇다고 필요한 배경을 하나하나 모두 공부하는 것은 너무 비효율적일 것 같고, 그렇다고 완전 top-down으로 공부하자니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서 그것대로 또 한계가 있고, 그런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건 좀 핑계이긴 합니다만, 시간이 생각보다 많이 듭니다. 수학공부가 그냥 계산 문제 잘 풀려고 공부하는 게 아니잖아요. 물론 문제풀이가 안 중요한 건 아니겠지만, 그리고 실제로 그런 목적으로 공부하는 분이 계시다면 그분은 그분대로 의미가 있는 공부이겠지만, 일단 적어도 제가 수학을 공부하는 이유는 계산문제 잘 풀려고는 아닙니다. 수학의 세계관을 찐으로 이해하고 나만의 이해로 소화시키고 그걸 누군가에게 예쁘게 전달할 수 있어야 제대로 공부를 했다고 생각하는데, 이게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듭니다. 그냥 글자 읽는 게 시간이 많이 드는 게 아니고, 그걸 머리속에서 재구성하는 데에 시간이 많이 들거든요. 이게 학생 때에는 시간이 많으니까 어찌어찌 하려면 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직장이 생기고 나서는 솔직히 쉽지는 않습니다.
F. 본인과 비슷한 길을 가는 후배들이 있으면 수학과 관련해서 어떤 이야기를 해주고 싶은 게 있으면 해주세요.
일단 저와 비슷한 길이 무엇인지 잘 정의해야 할 것 같은데요. 공학 전공자로서 연구자의 길을 가거나, 적어도 연구의 끈을 놓지 않고 커리어를 이어가지만, 수학의 끈도 이어가고 있는 경우라고 하겠습니다.
우선 교수의 길 또는 교수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는 질문에는 저는 답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대학교 입학 이후 저의 커리어는 정말 좌절과 실패로 점철된 인생이었거든요. 근데 그 와중에 엄청난 우연이 몇 번 작용했고, 그래서 저는 지금 제 포지션이 제 능력이 아니라 운이 좋아서 얻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교수사회만큼 말 안 듣고 제각각이고 자기 맘대로인 사회가 없을 겁니다. 그래서 일반화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그래서 인생의 목표를 교수로 삼기보다는, 그냥 꾸준히 하고 싶은 거 하시다가 어쩌다 운이 좋으면 교수가 되는 거고, 안될 수도 있는 거고. 그렇게 생각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고요.
그래도 교수라는 직업의 특징은 하나 말할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교수직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딱 이겁니다. "지식과 기술을 파는 개인사업자" 여기서 방점은 개인사업자에 찍히는데요. 개인사업자로서 교수직이 갖는 장단점을 하나의 문장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내가 하는 모든 것이 일이다" 이게 장점도 되고 단점도 됩니다. 무슨 말이냐면, 내가 뭘 하든 나는 일을 하고 있는 거예요. 혼자 공부한 걸 글로 써도 저는 일을 하는 거고요. 유튜브 영상을 만들어도 저는 일을 하는 겁니다. 심지어 웹툰을 봐도 저는 일을 하고 있는 거예요. 나중에 제가 교육자료를 만화로 그릴 수도 있는 거거든요. 회사에서는 절대 할 수 없는 것이고요. 그런데 반대로 그게 단점이기도 합니다. 내가 뭘 하든 일로서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저는 글을 쓸 때 항상 제 실명 또는 필명을 달고 쓰거든요. 그래서 가볍게 쓸 수가 없습니다. 항상 자기검열이 어느 정도 들어가고요. 어디 뻘소리한 게 없나 퇴고하는 데에 시간이 많이 듭니다. 그리고 그냥 놀아도 정말 아무 생각 없이 뇌를 싹 비우고 노는 게 잘 안되는 것 같아요. 시간을 허투루 쓰기가 어렵다는 단점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먼저 명확히 하고 싶은 게 있습니다. 지금부터 제가 할 모든 얘기는 저도 제대로 하지 못했던, 처절하게 실패한 것들입니다. 그리고 당연한 얘기지만 제 얘기가 정답도 금언도 아닙니다. 이 점 꼭 염두하고 들어주셨으면 좋겠고요.
먼저 공부에 때가 있을까? 하는 얘기인데요. 저는 있다고 봅니다. 나이가 들면 소위 사회에서의 역할이 많아집니다. 가장으로서의 역할, 부모로서의 역할, 직장에서의 역할, 부모님에게 자식으로서의 역할, 이런 것들인데요. 그래서 진득하게 앉아서 공부할 시간이 생각보다 그렇게 많이 나지 않습니다. 그럼 나이 들면 공부를 못하냐? 그건 아닙니다. 하려면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 대신 포기할 게 많아집니다. 그게 인간관계일 수도 있고, 그러면 안 되겠지만 건강일 수도 있고, 아이들과의 시간일 수도 있고, 자신의 수면시간과 여가시간일 수도 있고. 다양한 면에서 어느 정도는 포기해야 진득한 수학공부가 가능하다고 생각하고요. 그런 면에서 공부에 때가 있다는 게 제 생각이고요. 그리고 체력과 집중력도 떨어집니다. 병원비와 약값이 들기 시작하고요. 건강검진에 빨간 글자가 늘어나기 시작합니다. 특히 수학은 직관으로 표현되는 상상력, MBTI로 치자면 N도 필요하고, 엄밀함으로 무장한 논증, MBTI로 치자면 S, 두 무기가 모두 intensive하게 필요한 학문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사람이 나이를 먹으면 머리가 굳거든요. 나이를 먹으면 익숙함을 버리는 게 정말 쉽지가 않습니다. 그런 면에서 뇌가 조금이라고 말랑말랑할 때 수학적인 사고방식을 적어도 경험이라도 해보는게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다음은 "글을 써라"라는 것입니다. 내가 뭘 아는 것 같아도, 막상 글로 적어보려면 막힐 때가 많아요. 아는 것과 익숙한 것은 다르다고 하잖아요. 분명히 안다고 생각했는데, 글로 쓰다 보니 “어? 이상하다? 나는 이게 맞다고 생각했는데, 아닌가?” 이런 포인트가 생겨요. 이건 뭔가 해결하지 못한 논리의 허점을 갖고 있다는 것이거든요. 말로 할 때는 못 느꼈던 게 글을 써보면 이게 딱 느껴집니다. 글쓰기랑 말하기의 사고과정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내가 뭘 알고 뭘 모르는지를 인지하는 것과 아닌 것은 차이가 크거든요. 스스로 그 부분을 인식하고 채우려고 하는 과정이 본인에게 성장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 생각하고요. 그렇다고 글을 쓰면서 그 부족한 논리 하나하나를 다 채울 수는 없을 겁니다. 적정선에 대한 고민인데요. 이건 답이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고민의 과정만으로도 분명 배우는 것이 있을 것이고요. 배움이 쌓이는 것은 느끼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이게 아주 천천히 쌓이는 과정이거든요. 천천히 몸으로 체화된다고 할까요. 그래서 한참 지나고 뒤돌아보면 예전의 자신과 다름을 느낄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 다음 하고 싶은 말은 이겁니다. "삐딱해져라" 무슨 말이냐면, 일부러 내 논리를 공격해보는 겁니다. 수학공부를 하다 보면 정말 생경한 문장들을 만나게 돼요. 예를 들자면, 유리수와 자연수의 개수가 같대요. 그리고 1+1=2를 증명해야 된대요. 이게 말이 안 되잖아요. 우리는 수학의 많은 것들을 당연한 것이라고 20년 가까이 배워왔단 말입니다. 근데 수학에서는 그게 당연하지 않대요. 수학을 잘 모르는 아무나 붙들고 "야 1+1이 왜 2인지 알아?"라고 물어보면 "뭔 소리야. 그럼 1+1이 11이냐?" 이렇게 말을 할 거란 말입니다. 이렇게 일부러 반대 사이드에서 스스로에게 질문을 해보는 겁니다. 그리고 그걸 직접 방어해보는 거죠. 그게 방어가 안되면 어딘가 또 허점이 있다는 것이거든요. 예를 들어 전공수학을 처음 배우다 보면 이런 표현이 나오죠. "우린 이걸 정의한 적이 없다." 또는 "이런 성질을 부여하자." 이미 너무나 익숙하게 써오던 정의와 성질들이 사실 공짜로 주어진 게 아니라는 겁니다. 그리고 그런 정의와 성질을 이용하는 증명들을 보면 그 과정 중에서 꼭 한 두 개씩 부자연스러운 부분들이 있어요. 저는 그걸 과속방지턱이라고 부르는데, 그 과속방지턱에서 스스로에게 질문해보는 겁니다. "이걸 왜 이렇게 하지? 이렇게 안 하면 어떻게 되는데?" 이런 삐딱한 자세가 개인의 성장에 도움이 될 거라는 게 제가 하고 싶은 말이고요. 비단 수학뿐만 아니라 모든 학문이 다 그렇겠지만, 학문은 의심에서 발전하거든요. 이게 왜 옳지? 왜 옳아야 하지? 다르게 하면 안 되나? 이런 습관이 개인에게든 커뮤니티에게든 여러 방면으로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이어지는 내용인데, "하나의 문제를 다각도로 풀어봐라"라는 말도 남겨보고 싶습니다. 수학에서는 저는 아직 그런 경험을 제대로 해본 적이 없는데, 공학에서 대부분의 문제는 푸는 방법이 한가지가 아니에요. 예를 들어 어떤 간단한 물리계의 운동방정식을 유도하고 싶다고 하면, 뉴턴역학을 이용해도 되고 라그랑지안을 이용해도 되고 에너지 보존을 이용할 수도 있고 방법이 많거든요. 그런데 당연하지만 어떻게 해도 같은 결론이 나와야 합니다. 수학에서도 아마 비슷한 방법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그런데 실제로 어떤 문제를 다른 접근방법으로 풀어봤더니 다른 결론이 나왔다? 그럼 둘 중 하나일 겁니다. 위대한 발견을 했거나, 뭔가 크게 잘못 알고 있거나. 이 과정에서 분명히 배우는 점이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늘 큰 그림을 생각하라는 말도 남기고 싶습니다. 공부를 하다 보면 디테일에 매몰되기가 쉬워요. 그럼 큰 그림을 놓치거든요. 공부하다가 습관적으로 잠깐 한발짝 떨어져보는 겁니다. "내가 이걸 왜 하고 있는 거지? 이걸 푸는 게 어떤 의미가 있지? 내가 지금 푸는 문제의 목표는 뭐지? 나는 지금 어디쯤 와 있는 거지?" 항상 이런 질문을 염두하고 공부하면 공부의 의미가 다르게 느껴질 거라 생각합니다.
G. 수학과 관련된 본인 삶의 에피소드 중 공유하고 싶은 게 있으면 이야기 해주세요.
별로 재밌는 에피소드는 없는데요. 그나마 하나 얘기해보자면, 제가 2015년에 회사를 때려쳤습니다. 어디 이직할 곳을 두고 때려친 게 아니라 정말 그냥 다 싫다~면서 계획없이 나왔거든요. 그때 정확히 3개월 쉬었는데, 그때 깨달았죠. 잠깐 일 쉰다고 큰일나지는 않는구나. 여튼, 그게 중요한 건 아니고요. 3개월 동안 제가 뭘 했냐면, 다변수 미적분학 책을 공부했습니다. Marsden 책이었는데 아는 분도 계실 겁니다.
제가 그때 계산문제를 제외한 모든 문제를 다 풀어봤습니다. 그때 노트로 정리하지 않은 게 지금도 좀 많이 아쉽습니다. 그렇게 방에서 콕 쳐박혀서 수학 공부하는 저를 와이프가 보고는, 정말로 어떤 표정이었냐면 "뭐 저런 돌아이가 있지?"라는 표정으로 쳐다보더라고요. 근데 와이프가 왜 그런 표정으로 쳐다봤는지 이해가 어느 정도는 되는 게, 제가 수시로 "와 너무 재밌는데?"라는 말을 실제로 했거든요. 그때 제 스스로 확실히 느꼈습니다. 나는 정말 수학을 좋아하는구나.
그때 와이프가 이렇게 물어보더라고요. 수학이 왜 재밌냐고. 제 기억에 왜 재밌는지는 답을 못했던 것, 대신 얼마나 재밌는지는 답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세상 모든 게 다 재미없어져도 마지막 보루가 있다면 그게 나에겐 수학일 것 같다. 수학마저 재미없어진다면 내 인생은 더 이상 살 가치가 없어질 거다. 물론 수학이 직업이 아니어서 그랬을 수는 있겠습니다만, 어쨌든 솔직한 감정이었고요.
물론 아직도 머리 속 한가닥 의심은 남아있기는 합니다. 의심하는 게 직업이다보니. 내가 수학을 좋아하는 걸까? 수학을 좋아하는 내 모습을 좋아하는 걸까? 그 답은 솔직히 당장은 모르겠습니다. 찾는데 시간은 좀 걸릴 것 같고요. 어쨌든 수학의 즐거움 채널 덕분에 요즘은 수학을 온몸으로 즐기는 중입니다.
H. 마지막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하고싶으신 이야기가 있으면 자유로이 해주세요.
이건 제가 여기저기서 워낙 많이 했던 말이라 이미 들으신 분이 계실 수도 있는데요. 몇 년 전에 대학생들의 기초학력이 떨어진다는 화두가 이슈가 된 적이 있었어요. 그때 저 나름대로 공부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좀 고민을 해봤는데, 그때 제가 내린 결론이 있어요. 저는 공부에는 세 단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how?) -> 왜(why?) -> 그래서 뭐(so what?), 이렇게 3단계인데요. 우리가 고등학교 때까지 배우는 방식이 "어떻게"에 해당됩니다. 이 문제는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 저 문제는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 이런 것들을 배우죠. 그 다음 단계가 "왜"인데요. 왜 그렇게 하면 문제가 풀리는지, 왜 이런 공식이 만들어졌는지, 왜 이 공식을 이용하면 이 문제는 풀리는데 저 문제는 안 풀리는지, 문제풀이의 과정에 "왜"라는 질문을 붙여보면 그에 답하는 과정에서 또 많은 걸 배우게 됩니다.
마지막 단계가 "그래서 뭐"인데요. 주어진 문제 또는 과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왜 그렇게 하면 해결되는지도 다 알았다고 칩시다. 근데 그걸 본 누군가가 "그래서 뭐 어쩌라고?"라고 물었는데 뭐라고 답을 할거냐는 겁니다. 좀 멋있는 말로 포장해보자면 영속성의 문제라고 생각하는데요. 우리가 공부를 하든 일을 하든, 어떤 형태가 됐든 의미 있는 일이길 바라잖아요. 인류의 역사를 보면, 살아남은 지식과 기술은 "그래서 뭐?"에 답을 한 것들이거든요. 사실 이것도 정답은 아니에요. 예를 들어 누군가가 "나는 영속성 그런 거 필요 없는데? 나는 그냥 내가 재밌으면 그만인데?" 이렇게 말해도 사실 문제될 건 하나도 없죠. 그런데 다른 누군가가 거기서 의미를 찾았다면 그게 또 영속성을 가질 거거든요. 본인이 하는 게 어떤 형태로든 의미 있는 일이길 바란다면, 그래서 누군가가 봐주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 전달되길 바란다면, 좀 더 거창하게 말해서 사회에 아주 조금이라도 내 흔적을 남기고 싶다면, 공부하면서 내가 이걸 왜 공부하는지, 나는 내가 공부하는 것에 대해서 "그래서 뭐?"라는 질문에 답을 할 수 있는지, 이걸 항상 생각하면서 공부하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합니다.
수학을 좋아하거나, 배우고 싶거나, 배워야 하거나, 수학이 어떤 학문인지 궁금하거나, 이 중 적어도 하나에 속하는 분들이 아마 수학의 즐거움 채널을 보고 계실텐데요. 제가 좋아하는 수학자의 명언이 2개가 있습니다. 하나는 괴델이 말한 "이성은 오류를 범하지 않는다.” 다른 하나는 칸토어의 묘비명입니다. "수학의 본질은 그 자유로움에 있다." 저는 이 2개가 수학의 상반된 두 면을 아주 잘 보여주는 문장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첫 번째는 수학이 갖고 있는 논증의 엄밀함을 말해준다고 생각하고, 두 번째는 수학이 사실 세계관의 확장이라는 면을 말해준다고 생각합니다. 이 영상 보시는 분들도 수학의 이런 매력에 빠져 보시고, 수학을 즐기셨으면 합니다.
강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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